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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꿈속의 3 (꿈해몽)

에브리씽 에브리웨어 올앳원스 _ 에에올 그리고 내삶속 허무주의

by 조각들 2023. 7. 11.

 

얼마 전 친구가 OTT로 보라고 소개해준 영화인데 , 타이밍 좋게 영화관에서 재개봉을 하더라.

사전지식이 없던 영화이고 독특하고 재미있다 정도로 , 멀티버스, 평행우주 관련된 소재를 좋아한다고 말하니 흥미롭게 볼만한다고 추천해 준 영화

 

결론적으로 같이본 친구는 중간에 잠이 들었지만 나는 놀라다가 웃다가 때로는 경악과 충격을 금치 못하며 이어지는 흥미진진함 속에서 어느 순간엔 눈물을 흘리고 또는 알수없는 진득한 감정을 느끼며

 

영화 속의 난잡한(?) 진행만큼이나  너무나 드라마틱하게 많은 감정을 쏟아내면서 난잡한 감정 속에서 영화를 시청했다. 결론적으로 한동안 기록을 경신할 수 없는 내 인생 최고의 영화로 우뚝 자리매김 한 영화이다.

줄거리인 사실 그리 어렵지는 않다. 정신없는 스토리 전개를 따라가려면 정신을 바짝 차려할  뿐

 

내가 영화를 보는내 느꼈던 다양한 감정은 사실 다양한 공감이었다. 사람이 살아오는 환경 그리고 생각 사고 경험 모두 다르기에 누군가에게는 그저 정신없는 이상한 영화일 수 있다. 진행방식이 기승전 글리세 범벅과 같이 식상한 주제로 급하게 결론을 주워 담았다는 평도 많았던 것이 이해가 된다. 하지만 내가 격한 전율을 느낀 포인트(들)는 그 일반적인 흐름과는 조금 벗어나 있었고, 참 다양했다.

 

 

[ POINT. 1]

 

생계를 꾸려나가기에도 바쁜 주인공 에블린은 늘 너무도 바쁘다. 그러기에 여유가없다. 피폐해 있었고 피곤했다. 삶에 대한 분주함은 있으나 생기가 없는 그녀의 삶은 왠지 지금 나의 모습과 닮아 있는 기분이었다..

 

그녀는 가정의 중심에 우뚝서있다 많은 무게들을 짊어짐에 지쳐 보이기도 했다. 그럼에도 가정을 꾸리기 위한 생계를 위한 욕심은 많다. 그것은 딸을 대하는 모습에 느껴진다. 아마도 본인의 기준이 누구보다 확고한 기준을 가진 엄마였을 것이다. 딸을 이해하려고 머리로는 노력하지만 온전히 마음으로는 이해할 수 없는 그리고 나의 기준을 벗어나는 것에 불편함을 표하는 사람 그 마음을 무엇인지 느껴졌다 남편은 더없이 따뜻한 사람이지만 , 의지할만한 사람은 아니라고 생각한 듯 모든것을 어깨에 짊어지고 가는 주인공의 오습은 그저 수많은 접시들이 올라가 있는 추락하기 직전의 힘없는 선반과 같이 느껴졌다.

 

그 와중에 갑자기 찾아온 다른 평행우주속에 다른 삶을 살아가고 있던 남편의 모습을 통해 그는 새로운 세계를 만나게 되는데

 

[ POINT. 2 ]

나는 평행우주, 멀티버스, 다중우주 에 관심이 많다. 깊은 이론에 관심을 갖는다기 보다 그것이 충분히 가능한 세상이라고 믿고 살고 있다. 슈뢰딩거의 고양이의 이론과 같이 우리가 관측하기 전까지는 영원히 중첩으로 이루어진 세상이라는 이론 

혹은 빛은 파동과 입자, 이 두가지 상태로 존재하다가 관측되는 순간 파동에서 입자가 된다는 놀라운 빛의 관한 이론을 생각한다면..  어쩌면 우리가 사는 세상은 우리가 모르는 또 다른 진실로 가득 차있는 세상일 수 있다.

무수한 선택들이 지금의 결과 하나로 이어져가고 있는 내가 아는 이 삶이 진리인가 ? 라는 생각에는 의문이 들기 때문이다

그녀가 인생에서 선택하지 않은 다양한 갈래를 다양한 방식으로 풀어가는 연출은 내게  극도로 흥미로웠고 , 그녀가 모든 우주를 경험하는 장면에서 쏟아지는 다중 우주의 모습 그 연출은  내가 상상했던 멀티버스에 대한 환상을 완전히 충족시켜 주기 충분했다.

 

[ POINT. 3 ]

 

에브리띵베이글과함께 묘사되는 조부투바키의 모습은 공포스러우면서도 병맛이면서도 유쾌하기도 하고 , 기괴하며 소름이 돋기도 한다. 그녀는 왜 그렇게 되었을까? 무엇이 그녀를 조부투바키로 만들었을까? 영화가 그녀의 변화의 이유를 너무나 참신한 방법으로 설명해 준다. (베이글에 담긴 모든 것, 세상의 모든 것을 깨닫고 돌이 되어버린 그녀들 등)

 

언젠가 나 또한 삶에서 사람으로부터의  극심한 고통을 경험한 적이 있다. 

이 감정을 어떻게 표현 할 수 있을까? 어떠한 단어로는  감히 담아낼 수 없었던..  고통과 상실감들의 연속이었다.

진실을 알게 된 후 지독히도 힘들었던 그 시절 , 그로 인하여 내가 느끼고 있는 이 감정들은 (고통이라는 표현은 너무 하찮은 거 같은데 그 밖에 다른 말로 표현할 방법이 없던 그 감정들을) 

그  상태로 , 더 이상 어찌할바를 모르는 상태로, 그것들이 그대로 산산히 부서져 내 몸 구석구석 잔해로 떠다니고 있는 듯한 느낌이었다.

 

이 고통은 과연 무엇일까?  살면서 그동안은 한 번도 경험하지 못한 이 고통의 감정과 내 마음은 어떤 상태일까?

배신감 분노 상실감 슬픔 이런것들로는 딱 정의할 수 없었다. 그러면서 나는 끊임없이 되뇌었다. 내가 이렇게까지 고통스러운 고통의 근본은 무엇일까?

계속 소리 없이 울부짖던 복잡하고 깊은 마음을..  더 이상 감당할수 없는 상태가 계속되다 어느순간 분노를 넘어서 더이상 아무것도 남아있지 않은 거 같은 이 마음이 무엇이냐는 말이다! 나는 궁금했던 거 같다 (아니 알고 싶었던 거 같다 왠지 알고 나면 내가 살 수 있을 거 같았는지도 모르겠다.)

 

그렇게 수많은 나날을 보내던 어느 날,  나는 이 영화를 보고 깨달았다

이런 나의 감정이  바로 조부투바키가 고통받고 있었던  그 허무주의와 같았다는 것을

.

나는 정말 많은 눈물을 흘렸다. 그 눈물은 영화가 슬프기 때문도 아니고... 가족 간의 사랑으로 극복하는 아름다운 이야기 때문도 아니고.. 영화를 관통하는 하나의 진심과 친절이라는 삶의 태도를 깨닫기 때문도 아니었다.

 

내가 어떠한 모든 진실을 깨닫고 나서 느낀 배신감 분노 상실감 슬픔 넘어서 그런 감정들 조차 아무 의미가 없다는 것 자체를 깨달아버리는 것 , 나의 과거와 지금까지의 모든 것이 이제는 그 어떤 것도 아무것도 남아있지 않게 된 지금의 이 모습과 이 상태,

그 공허함에 갈 곳을 잃어버린 내 마음,  잃어버린 것뿐 아니라 앞으로도 다시 되살아나기 어려울 것이라는 것 확신하는 이 마음..  맞다 바로 그건 극도의 고통과 슬픔을 넘어선 허무주의의 삶, 에브리띵베이글과 함께 묘사되는 조부투바키의 모습이 어쩌면 지금 내 모습일지도 모른다는 문득 든 깨달음이었다.

 

그리고 벌써 몇 달이 훌쩍 넘었지만 아직도 영화를 생각하면 먹먹하다.

영화가 내 삶을 위로해 주는 것은 그 어떤 것도 없었는데,  나는 왜 위로받는 거 같았을까? 

어쩌면 그냥 나는 내 감정 깊은 곳의 진심을 알고 싶었던 걸 수도 있다. 극복을 위하여 

 

매일을 극복하며 살아가는 것은 쉽지 않지만,  허무의 함께 살아간다고 생각하면  이전과 다르게 왠지 모르게 힘이 나기도 한다. 허무함이 위로가 될 수도 있구나

 

이렇게 참 길고 길었던 지극히 개인적인 3가지 포인트로 내 인생 영화로 등극한 에브리땡에브리웨어올앳원스

 

혹시 너무 힘들거나 혹은 너무 지치거나 하는 사람들에게 추천하는 영화이다. 물론 취향에 따라 1도 공감이 안될 수 도 있음은 주의 (호불호 매우 높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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